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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8일

 

한국에 입국해 있는 상태로 어제 남자친구와 팍스를 체결한지 1주년을 맞이했다.

시차에도 불구하고 통화할 수 있는 시간 최대한 챙겨서 통화를 한다고 했는데,

내가 한국 입국하고 부터는 그래도 같이 살던 일상처럼 많이 챙겨주지 못할 수밖에 없다..ㅠㅠ

팍스 기념일이 하필이면 내가 한국에 머무는 기간 중에 있어서 안그래도 어떻게 축하를 해야할지 서로 이야기는 나누긴 했었다.

내가 제안한건 각자 조각 케잌을 사서 앞에 놓고 영상통화를 하며 축하를 하자였는데,

(이건 사실 케잌을 먹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내 입장에서 제안을 한게 사실이다 ㅎㅎ)

이건 그냥 각자 먹는거나 마찬가지니까 또 다른 제안으로 각자 편지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자는 의견도 냈다.

근데 생각해보니 자가격리 때문에 내가 우체국을 못간다 ㅠㅠ

그리고 이제 보내면 한... 이주 후에나 도착하려나??ㅋㅋㅋ 요즘 코로나 때문에 배송에 문제가 있다면 한달도 더 걸릴지도...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다가 결론은 못내고 기념일 당일을 맞이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자가격리하면서 뭘 챙겨 보내기도 애매하고, 남자친구가 지금 집에 머무르고 있지도 않고, 돈도 없고 ㅋㅋ

그래서 걍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서 보내기로 했다.

대신 유창하지 않은 프랑스어를 끌어끌어다 처음으로 프랑스어로만 편지를 적어 보냈다!

 

 

메일 작성 후에 시간을 프랑스 시간 자정으로 예약보내기 해놓고 그 시간 전에 남자친구와 모른 척 통화를 했다.

그리고 시간이 되어서 메일 확인해 보라고 시키고 서프라이즈 완료!! :)

남자친구는 편지 읽으며 울먹울먹 하고 너무 좋아라 했다 ㅋㅋ

특히 프랑스어로만 쓴 편지가 마치 자기 어렸을 때 여름캠프에서 만났던 미국친구가 어눌한 프랑스어로 남겼던 편지와 같은 느낌?! 이었다고 한다 ㅋㅋㅋ 과거도 회상하고, 감동도 두배!! 진짜 다행이다

그렇게 나의 조촐한 이벤트를 시작으로 오후에 택배가 왔다.

사실 남자친구가 기념일에 택배를 받을 거라고 주소를 알려달라고 미리 언급했어서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근데 뭘 보내는지는 정확히 말해주지 않았고, 프랑스에서 주문하기도 했고 택배배송이니까 당일날 도착할거라는 확신도 없었다.

아... 역시 디지털 시대다 ㅋㅋ

당일날 정확히 오후 3시쯤 도착했다. 장미꽃다발과 편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페레레로쉐ㅔㅔㅔㅔ~~~

 
 

한국에 있어서 이번 기념일은 기대도 안했는데 이렇게 챙겨주니 무한감동.. 눈물나ㅠㅠㅠㅠ

편지 읽으면서 혼자 폭풍오열하고 (자가격리 중이라 혼자 있어서 다행이다 ㅋㅋ)

아... 나는 행복한 사람이었구나.. 자책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괜시리 삶에 대한 고마움을 잠시나마 깨우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정말 내가 만난 이 프랑스인은 너무 나를 잘 위해준다.

가끔씩 내가 함께 해도 되나? 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ㅎㅎ

요즘 일상을 보내는데 정말 마음에 안드는 일이 한두개가 아니었는데 진심으로 사람 하나는 정말 잘 만난 것 같다.

자가격리가 끝나가면서 너무 나가고 싶고 슬슬 힘들어지고 있었는데 이런 찰나에 이런 이벤트를 받으니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

다시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지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럼 오늘도 다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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