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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음을 다져야겠다는 생각에 부동산, 자기 계발, 부자 마인드 등등... 마음을 다잡아야 하느니, 현실을 직시해야 하느니, 돈은 이렇게 벌어야 한다.... 휴...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놓을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계속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만 잔뜩 읽고 듣자니 마음을 강하게 먹자! 라는 생각과 동시에 내 현실과 그 사람들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지치는 마음이 들기도 해서 약간의 쉼표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설 분야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최근 인기 도서, 추천 도서로 자주 마주쳤던 이 책, "불편한 편의점"을 읽기 시작했다. 읽어본 결과는 완전 대만족! 오랜만에 너무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만난 것 같다.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좋아하는데, 내용은 당연히 다르지만 풍겨지는 소설 속 그 느낌은 뭔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 진정한 사람 냄새 나는 소설. 이게 내가 느끼는 공통점이 아닌가 싶다.
나도 그렇게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내가 어릴 적까지만 해도 느꼈고 우리 부모 세대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사람의 정감을 소설을 통해 보충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사회 생활에 뛰어들면서 인간미 넘치던 모습에서 많이 변하진 않았나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이 소설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건 지금 한국에서 이야기되는 여러가지 요소가 각각의 인물 상황을 통해 언급되고 있는 점이다. 돈을 쫓는 사회, 고령을 걱정하는 사회, 부모와 자식의 소통 단절 문제, 취직의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 세대, 소수 약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 등 주인공 '독고' 씨를 중심으로 연결된 인물 한 명 한 명의 입장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를 통해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 기준에서 가장 하찮아 보이는 '독고' 씨가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 인물들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의 잣대와 방향이 항상 정답은 아닐 수도 있고, 오히려 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면 더 나은 답을 찾을 수도 있다는 깨우침을 얻었다.
이 소설은 정말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만큼 정말 쉽게 읽힌다. 그런데 읽는 내내 소설가님이 스토리 고민을 정말 깊게 하셨구나.. 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그만큼 이야기가 풍부하다. 그뿐만 아니라 내 추측이건데 이야기에 짜잘하게 등장하는 참참참이며 에일 맥주, 면도기 선물 등의 제품들까지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제품들이라 나중에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면 PPL을 노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PPL. ㅋㅋㅋ 아무튼 PPL이라고 치자. 그래도 전혀 소설 내용에 반하지 않고 이야기 속에 이러한 상품명이 아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이다.
그리고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오디오북을 이용해 읽었는데 소설이라 그런가 생동감 넘치는 음성에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오디오북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이번에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읽으니 너무 재미있어서 오히려 책 읽는 시간도 늘어나고 흥미로워서 한번 듣기 시작하면 멈추기가 힘들었다.
부동산이고 사업이고 자기 계발이고 뭐든 크게 키워야 한다는 압박과 경쟁의 시대에 지쳐있는 내 마음에 정말 오랜만에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로 한 발짝 쉬어가며 훈훈함을 가득 채울 수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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